창원대 제공국립창원대학교 하와이 조사단은 지난달 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 힐로 알라에묘지에서 한인 이민 1세대 고(故) 이만정(1870~1949) 선생의 묘소를 확인했다.
고 이만정 선생은 경북 성주 출신으로 1905년 하와이로 이주한 뒤 사탕수수 농장에서 모은 70여 원 전액을 독립자금으로 낸 역사적 인물이다.
창원대 조사단은 현장에서 뜬 이만정 선생 묘비의 탁본을 국내로 운송해 지난 3일 국립창원대박물관에서 증손자 이은환(70)씨에게 전달했다.
이씨가 지난 3월 조사단에 조상 묘소 문의를 하면서 이뤄진 조사 성과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묘비 탁본을 받는 순간 마치 할아버지 손길이 전해지는 듯해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민원 국립창원대학교 총장(왼쪽)과 후손 이은환 씨가 고 이만정 선생의 묘비 탁본을 들고 있다. 창원대 제공그 대신 이씨는 1930~1950년대 고(故) 이만정 선생과 동지들이 주고받은 자필 편지와 묘비 사진 등 총 43점의 사료를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사료들은 조사단이 하와이에서 이만정 선생의 묘소를 찾을 때 결정적 역할을 한 유물로 평가된다.
한인 디아스포라 묘지 형태의 변화와 당시 교민 사회의 활동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대는 지난 2019년부터 하와이 한인 이민자 묘비 조사를 하고 있으며 지난 3월까지 묘비 1100개를 찾아내는 등 한인 디아스포라를 연구 중이다.
국립창원대박물관 김주용 학예실장은 "이만정 선생의 편지와 묘소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 가슴이 뛰었고 '찾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후손들과 지속적으로 연계해 이러한 역사 현장을 살아 있는 교육 자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